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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3.06.28 17:35 수정 : 2013.06.28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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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천에 반값음식점 - ‘밥술’ 박준식씨

“남들이 미쳤다고 해요. 아내도 말렸어요. 불가능해 보이지만 보란 듯이 성공하고 싶어요.”

전남 순천시 장천동 순청시청 주차장 부근 골목길에 반값 음식점 ‘밥술’이 지난 12일 문을 열었다. 한끼를 3500원에 거뜬히 해결할 수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벌써부터 찾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음식점 총괄일꾼 박준식(55·사진)씨는 “값이 싸니까 위생과 품질을 걱정하는 분들도 더러 있다. 손님의 자율 배식, 재료의 분산 준비, 주방의 일손 덜기 등으로 제조원가를 낮춘 만큼 위생과 품질은 자신한다”고 말했다.

식당 이름인 밥술은 ‘밥숟가락’을 뜻하는 우리말로 목숨·생계·사는 형편을 이르는 비유적인 표현으로도 쓰인다. 이웃과 더불어 밥뿐 아니라 사랑과 공감을 나누겠다는 뜻으로 정했다.

월·화요일은 오리탕, 수·목요일에는 김치찌개, 금·토요일은 추어탕을 내놓는다. 시중에서 7천원 안팎인 주메뉴의 값을 3천원으로 낮추고 공기밥도 절반 수준인 500원만 받는다. 오전 11시 문을 열어 선착순으로 하루 200명분만 판다. 인근 음식점에 피해를 주지 않으려는 배려다.

협동조합 ‘더살세’의 첫 사업
자율배식으로 인건비 줄여
“싸지만 위생·품질 자신감”

점심 시간이 끝나면 식당 공간 148.5㎡(45평)과 4인용 식탁 32개를 주민 사랑방으로 제공한다. 이때는 두부김치·홍어삼합 따위 안주를 한 접시에 4500원씩에 팔고, 순천 명물인 대대포 막걸리와 소주·맥주 따위를 판 주류도 곁들일 수 있게 한다.

이 음식점은 지난 2월 설립 등기를 마친 소비자·생산자·판매자 등 다중 이해관계자 협동조합 ‘더살세’(더불어 살아가는 세상)가 벌이는 첫 사업이다. 더살세는 다양한 직종의 조합원 30여명이 힘과 뜻을 모았다.

생산자인 조합원들이 식재료와 반찬류를 대고, 일꾼 2명은 준비된 재료를 주방에서 척척 요리해 내고, 손님들은 식판을 나르고 탁자를 치우며 ‘분업’을 이룬다. 하루 170명분만 팔면 임대보증금 2천만원, 월 90만원인 임대료, 350만원인 인건비 등을 감당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들은 우선 원도심에 활력을 불어넣고자 순천시청 부근에 밥술 1호점(장천점)을 열었다. 오는 6월 안에 풍덕동 아랫시장에 2호점을 내는 등 6~7곳으로 확대할 참이다.

신용불량자의 일자리를 만들고, 홀몸노인의 수발을 들고, 지게꾼끼리 봉사단을 운영하는 등 다양한 활동도 구상중이다.

순천/글·사진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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