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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3.11.11 15:58 수정 : 2013.11.13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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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적기업 - 언니네 텃밭

'언니네 텃밭' 제철 꾸러미 한 묶음.

방송이나 신문에서 ‘채식 밥상’, ‘유기농 먹거리’, ‘착한 식당’ 등에 대한 소식을 접하게 되면 그 날 하루는 찬거리에 공을 들인다. 그렇게 나름대로 신경 쓴다 하지만 그 다음날 마트에 가면 늘 고르는 것만 골라오고 올라가는 반찬들은 반복된다. 퇴근 후 장 보는 것도 힘에 부친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외식을 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30년 베테랑 주부라고 별반 다를 건 없다. 오늘 저녁은 뭐 해 먹을 지에 대한 고민은 늘 머리 아픈 숙제이다. 이런 고민에 머리 싸매고 있을 우리를 위해 농촌에서 농사짓는 언니들이 나섰다. 여기서 말하는 언니들은 55세 이상 여성 농민으로만 이루어져 있는 ‘언니네 텃밭’ 생산자들이다. 언니들은 텃밭 농사와 꾸러미 구성 그리고 배송까지 모두 직접 한다. 보통 마트에 가면 늘 손에 익숙한 것만 고르게 되지 않는가? 콩나물, 감자, 양파, 멸치, 어묵 등등…. 하지만 꾸러미는 언니들이 계절에 맞는 싱싱한 친환경 채소들을 알아서 보내주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선택의 고민에서 자연스럽게 해방된다.

‘언니네 텃밭'은 2009년 ‘전국여성농민회’에서 ‘식량주권사업단’이란 이름으로 출발하였다. 그 해 4월, 단 하나였던 강원도 횡성 공동체에서 21개 가구에 첫 꾸러미 배송을 하였다. 현재 전국 각 지역에 있는 ‘언니네 텃밭’ 공동체수는 16개, 생산자수는 150명, 꾸러미를 받고 있는 소비자만 2천명이다. 화요일마다 꾸러미 발송이 이루어지며, 매주 한번 꾸러미를 받을 수 있고, 이주에 한번 받을 수도 있다. 꾸러미당 가격은 2만 5천원이다.(첫 가입비 만원)

햇수로 5년차에 접어든 ‘언니네 텃밭’은 올해 10월 31일,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킨텍스에서 열린 ‘농산물 직거래 컨테스트’에서 꾸러미 부문 장관상을 수상하였다. ‘언니네 텃밭'은 꾸러미 사업 외에 ‘언니네 장터’도 운영하고 있다. ‘언니네 장터’는 꾸러미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여성 농민들이 생산한 제철 과일과 토종 잡곡, 전통 가공품등을 ‘언니네 텃밭’ 홈페이지에서 만날 수 있는 온라인 장터이다. 2009년도에 꾸러미 사업과 함께 시작한 ‘언니네 장터’에는 꾸러미처럼 매주 발송되는 것이 아닌 일회성으로 주문을 받는다. 장터의 자랑거리인 수수, 강낭콩과 같은 개량되지 않은 토종 작물은 확실히 맛이 남다르다. 이 때문에 장터를 찾는 소비자는 대부분이 한번 맛을 본 단골이다. 게다가 직거래다 보니 가격도 시중가보다 저렴한 편이다.

꾸러미를 싸는 '언니네 텃밭' 여성 농민들.

‘언니네 텃밭’은 1년에 한번 이상은 소비자가 생산지를 방문하는 것이 선택이 아닌 의무이다. 소비자들도 본인이 먹는 식재료에 대해 알아야 한다는 것이 ‘언니네 텃밭’의 경영 철학이다. 생산지를 방문하면 농사일도 배우고 생산자와 소비자간에 서로 얼굴을 마주하며 이야기를 나눈다. 이 뿐만이 아니라 늘 배송되는 꾸러미 상자에는 소비자와 생산자를 가까이 묶어주는 꾸러미 편지도 함께 발송된다. 생산자는 꾸러미 편지에 공동체 상황, 꾸러미 채소에 대한 소개와 먹는 법, 생산지 방문 날짜 등을 자세히 적어 보낸다.

그동안 ‘전여농’은 쌀 지키기 운동, 토종 씨앗 지키기 운동 등을 꾸준히 펼쳐왔다. 농민들이 실제로 생산하고 있는 것들을 도시에 있는 소비자나 의식 있는 사람들이 같이 먹음으로써 소비와 생산이 같이 연결되는 장을 마련하기 위함이었다. ‘언니네 텃밭’은 매주 한 번씩 공동체별로 노숙자 자활 센터, 위안부 쉼터, 미혼모자 시설 등에 제철꾸러미를 기부하여 건강한 먹거리 나눔을 진행하고 있다.

윤정원 사무장은 말한다. “언니들이 내가 50년 농사지었는데 지금처럼 재밌게 농사지어본 적이 없다. 이런 이야기들을 하실 때 진짜 뿌듯해요. 소비자 회원들도 여기는 그냥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렇게 얘기해주실 때 저희가 이걸 진짜 잘했다. 이런 생각이 들어요.”

이슬빛나 <사회적경제> 리포터 bitna7@hani.co.kr

홈페이지 : www.sistersgarden.org

전화 : 02-582-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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