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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3.07.03 15:13 수정 : 2013.12.04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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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적기업 - 천 기저귀 대여 ‘송지’

갓난아이를 바라보는 엄마의 눈빛 만큼 사랑 가득한 눈빛이 있을까요? 이렇게 소중한 아이의 자존감을 키워줄 수 있고 환경도 보호할 수 있는 천 기저귀를 찾는 엄마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천 기저귀를 렌탈하는 사회적기업 송지의 황영희 대표와 권지명 기획팀장(이하 황영희 : 황, 권지명 : 권)을 만났습니다.

Q. 기저귀를 사용하면 어떤 점이 좋은가요?

황 - 천 기저귀를 사용하면 아이가 대소변을 봤을 때 바로 알 수 있고 잦은 신체접촉으로 아이와 부모가 신뢰로 올바른 애착 관계가 형성됩니다. 특히 2세 이전의 영유아기 시기의 아이에게는 그 영향이 강렬해서 아이의 정서발달을 크게 도와줍니다. 정서발달은 자연스럽게 아이의 자존감을 키워줍니다. 그뿐만 아니라 아이의 배변 트레이닝에도 효과적이라 천 기저귀를 사용하는 아이는 종이 기저귀를 사용하는 아이들보다 빠르게 기저귀를 졸업할 수 있습니다. 엄마들이 실제로 느끼고 경험하는 것들입니다.

그리고, 천 기저귀는 일회용 기저귀 사용으로 발생하는 환경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기저귀를 쓰는 인구는 0세에서 2세까지 90만 명 정도 됩니다. 보통 하루에 8개 쓴다고 계산하면 연간 26억 개 정도 사용합니다. 방송에서 텀블러를 사용하자고 캠페인도 벌이고 하는데요. 종이 기저귀 한 장에 종이컵 130개의 펄프가 들어갑니다. 한 아이가 평균 5~6천 장의 종이 기저귀를 사용합니다. 만약 천 기저귀를 사용한 다면 한 아이 당 나무 72그루를 지킨 것입니다.

Q. 왜 대부분 엄마들은 종이 기저귀를 사용할까요?

황 - 요즘의 어머니들은 종이 기저귀가 좋다고이야기 합니다. 병원에 가면 의사들이 “종이 기저귀 차세요. 천 기저귀 하지 마세요.”라고 말하는 이유는 어머니들이 천 기저귀를 자주 갈아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천 기저귀를 자주 갈아주지 않으면 천 기저귀는 화학 성분이 없어서 축축하고 천이 젖었을 때 뻣뻣해질 수 있기 때문에 발진이 생길 수 있습니다. 또, 천 기저귀는 세탁해야 해 일회용을 사용 할 때보다 빨래가 많아집니다. 그러나 엄마의 약간의 불편함은 아이의 불편함을 덜어주고 동시에 더 많은 사랑을 아이에게 전달해 줍니다. 그리고 송지의 렌탈 서비스를 이용하면 세탁의 불편함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 ^

황 - 천 기저귀는 종이 기저귀의 매장 가격보다는 약간 저렴하지만, 종이 기저귀는 유통량과 채널이 많아 인터넷으로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천 기저귀가 사용에 불편하다는 이야기가 많지만 대부분 좋지 않은 천 기저귀를 사용하였기 때문입니다. 요즘 출시되는 천 기저귀는 불편하지 않습니다.

권 - 전통적으로 엄마가 자존감을 키우기 위해 가장 좋은 것은 자연분만, 모유수유, 천 기저귀입니다. 이것은 어머니의 자랑거리입니다. 이 세 박자가 다 갖춰지면 정말 대단한 엄마입니다. 최근 이런 전통적인 육아 방식이 돌아오고 있습니다. 서구에서도 인정하고 있습니다. 아이한테 좋더라 하는 반응입니다. 서구 쪽에서 우리의 육아를 따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천 기저귀에 관심이 많아졌습니다. 전통적인 육아법 세대의 어린이집 원장님들은 천 기저귀가 좋은지 알고 있습니다. 어떤 어린이집 원장님들은 농담으로 손목이 나가더라도 천 기저귀를 해주겠다고 가져 오라고 합니다.

황 - 좋은 교육, 좋은 음식에는 신경 쓰면서 종이 기저귀에는 관심이 부족합니다. 종이 기저귀를 착용하고 하루 동안 생활한다고 생각해보세요. 종이 기저귀는 방수가 잘되고 겔이라는 화학성분이 들어있어서 응고시켜주므로 한번 싸서는 표가 안 나기 때문에 두 번 세 번 쌀 때까지 차고 다니게 됩니다. 이 겔이라는 성분이 차고 있으면 서서히 녹아서 흘러내려 피부에 닿고 발진, 아토피, 천식 등이 생길 수 있습니다.

황 - 때때로 위생을 이유로 천 기저귀 렌탈에 대해 부정적인 어머니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송지의 천 기저귀는 영유아 전용 세제를 이용해 스팀 세탁하며, 2차로 항균 처리를 합니다. 아마 가정에서 쓰는 깨끗한 식기류보다 더 깨끗할 겁니다. 실제로 850여 유아 고객 중 한 분이 요로감염 문제로 병원에 간 적이 있습니다. 검사 결과 기저귀 문제가 아니었고 그 어머니는 다시 저희 서비스를 신청해 주셨습니다. 세탁에 사용하는 전용세제는 차 후 판매도 할 예정입니다.

Q. 이렇게 좋은 천 기저귀 렌탈 서비스, 왜 사용자가 적을까요?

황 - 과거 10여 개의 렌탈 업체가 있었습니다. 왜 다 없어졌을까요? 송지는 2010년 수도권에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그 당시 다 하얀 천 기저귀였습니다. 그렇게 만들기 위해서는 형광증백제가 반드시 들어가야 합니다. 이런 사실이 뉴스에 나면서 엄마들이 안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대부분의 서비스 업체들이 도산하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저희 제품처럼 이렇게 형광증백제가 안들어 있습니다.

권 - 시장의 92%가 종이 기저귀 입니다. 편의점에서도 팔고 마트에서도 팔고 그렇지만 천 기저귀는 판매 채널이 너무 부족합니다. 게다가 종이 기저귀는 뻔하지만 천 기저귀는 재질이 다 다르고 화면 상으로 보고 구매하기 어려운데 대부분 매장을 오픈 할 규모가 되지 않아 온라인에서 주문받아 만들어 팔다 보니 시장이 작아졌고 접할 기회가 적어서 그렇습니다. 게다가 출산 선물로 기저귀를 많이 하다 보니 어머니들이 천 기저귀를 쓰고 싶다고 예약 까지 하고 가셨는데 선물을 너무 많이 받아서 다 쓰고 연락을 주겠다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Q. 사회적기업으로써 송지는?

황 - 저희는 일자리 창출 쪽으로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습니다. 70% 정도의 취약계층을 고용하고 있으며 사회 서비스로 미혼모 시설에 무료 세탁을 해주고 있습니다. 처음 시작은 잘못 됐을지라도 출산을 하겠다는 용기를 가지고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작은 힘이라도 보태주기 위해서 시작했습니다. 서울시 어린이집의 경우 서울시 보육지원팀의 지원 70%로 8개구의 어린이집 아이들 800명에게 시범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한 아이 당 한 달 사용 시 어머님들은 1만 6천 원 정도로 송지의 천 기저귀 렌탈 서비스를 이용하실 수 있고 저소득층과 취약계층은 별도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Q. 외국에서도 천기저귀를 사용하나요?

황 - 영국을 예로 들어보면 바우처 사업으로 천 기저귀 사용을 지원을 하고 환경부 장관이 나서서 천 기저귀 보급에 힘쓰고 있습니다. 그냥 외국 사례는 막연히 생각했는데 영국에서 공부했던 시민 운동가 분이 한국에 들어오셔서 한 달 반을 사용하시려고 문의를 주셨습니다. 영국에서는 약간의 오물이 묻어도 그냥 사용 한다고 합니다. 영국은 천 기저귀를 사용하는 협회가 있고 그 협회에서 업체들을 소개해줄 수 있는 명단들이 있고 그곳에 가면 엄마들이 모여서 환경에 관한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나누면서 천 기저귀를 사용한다고 하네요. 천 기저귀를 좀 더 친환경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 일회용 종이 천을 활용하는 아이디어도 거기서 나왔답니다.

황 - 일회용이 혁신이던 시절이 있었지만 다시 우리는 재활용을 통해 혁신을 하고자 합니다. 송지는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왼쪽부터 황영희, 권지명



이승균 <사회적경제> 리포터 theolive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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